사도 바울은 감옥에 갇혀서도 “항상 기뻐하라”(빌 4:4)고 권면했던 사람이었지만, 단 한 가지 이유로 인해 눈물을 흘리며 탄식했습니다. 그것은 바로 ‘십자가의 원수들’이 교회 안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 때문이었습니다. 그는 빌립보 교인들에게 여러 번 경고하였고(빌 3:18), 이제는 눈물을 흘리며 다시금 그들의 위험성을 알리고 있습니다.
십자가의 원수들은 예수를 믿지 않는 사람들이 아니라 신앙을 가진 것처럼 보이면서도 실제로는 십자가의 가치를 부정하는 잘못된 신앙관을 가진 자들입니다. 이들은 신앙을 가장하지만, 삶으로는 복음을 욕되게 하는 자들이었고, 바울은 그들을 보며 깊은 슬픔과 탄식을 했습니다. 그는 “그들의 마침은 멸망이요”(빌 3:19)라고 경고하며, 그들이 회개하고 돌아오기를 간절히 촉구했습니다.
바울은 십자가의 원수들이 가진 세 가지 특징을 구체적으로 지적합니다.
첫째, “그들의 신은 배요”(빌 3:19). 이들은 하나님을 예배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욕망을 따라 사는 사람들입니다. 그들의 삶은 오직 자신의 육체적 만족을 채우는 데 집중되어 있으며, 신앙도 결국 자신을 위한 도구로 전락하고 맙니다. 또한, 일부 사람들은 교회를 단순히 이성을 만나기 위한 장소로 이용하며, 경건의 모양은 있지만 경건의 능력을 부인하는 삶을 살아갑니다. 이는 신앙을 가볍게 여기고 세속적인 욕망을 채우려는 모습으로, 바울이 경고했던 십자가의 원수들 중 하나에 해당합니다.
“형제들아, 너희가 자유를 위하여 부르심을 받았으나 그 자유로 육체의 기회를 삼지 말고 오직 사랑으로 서로 종 노릇 하라.” (갈라디아서 5:13)
둘째, “그 영광은 그들의 부끄러움에 있고”(빌 3:19). 십자가의 원수들은 부끄러워해야 할 일들을 오히려 자랑스럽게 여깁니다. 죄를 회개하고 버리기는커녕, 오히려 그것을 자랑삼아 드러내는 모습이 오늘날에도 존재합니다. 특히, 돈을 이용해 교회 안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려 하거나, 재물과 권력으로 신앙을 조종하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교회 공동체를 섬기기보다 자신의 유익을 앞세우며, 세상의 방식으로 신앙을 판단하려 합니다. 이러한 태도는 십자가의 가치를 왜곡하고 교회의 거룩함을 해치는 심각한 문제입니다.
“악을 선하다 하며 선을 악하다 하는 자들은 화 있을진저.” (이사야 5:20)
셋째, “땅의 일만 생각하는 자라”(빌 3:19). 십자가의 원수들은 영원한 하늘나라를 바라보지 않고, 오직 세상의 것들(재물, 명예, 권력, 쾌락)에만 관심을 둡니다. 예수님은 마태복음 6:33에서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고 말씀하셨지만, 십자가의 원수들은 하나님의 나라가 아니라 이 세상의 부귀와 쾌락만을 추구합니다. 또한, 어떤 사람들은 교회를 신앙의 공동체가 아닌 단순한 놀이터처럼 여기며, 마음이 내킬 때만 나왔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합니다. 이는 교회의 본질을 경시하는 태도로, 하나님을 경외하지 않는 행위입니다.
“위를 바라보고 땅의 것을 생각하지 말라.”(골로새서 3:2)
우리는 이 땅에서 살아가지만, 영원한 본향은 하늘나라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십자가의 원수들처럼 땅의 일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나라를 바라보며 살아가야 합니다.
바울은 십자가의 원수들의 결국은 “멸망”(빌 3:19)이라고 선언합니다. 그들의 삶은 순간적인 만족과 쾌락을 누릴 수 있을지 모르지만, 결국 하나님 앞에서 심판을 피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진리를 아는 지식을 받은 후 짐짓 죄를 범한즉 다시 속죄하는 제사가 없고, 오직 무서운 심판과 맹렬한 불만이 있으리라.” (히브리서 10:26-27)
그러므로 우리는 십자가의 원수가 되지 않고, 십자가를 따르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십자가는 단순한 상징이 아니라, 우리의 삶의 방향과 가치관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늘 물어야 합니다. “나는 십자가의 원수가 아닌가?”
오늘도 많은 사람들이 교회를 다니고 신앙생활을 하지만, 십자가의 원수로 살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바울이 십자가의 원수들을 보며 눈물 흘렸던 것처럼, 예수님도 오늘 우리를 바라보며 눈물 흘리고 계실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십자가의 원수가 아닌, 십자가를 따르는 제자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사는 참된 천국 시민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아멘!
우리 가나안교회 안에 이런 십자가의 원수들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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