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으로 인도하는 주님의 손에 붙잡힌 도마

“너는 크게 주님의 부활을 외쳐라!”

그림은 이탈리아 밀라노 출신의 바로크 미술의 거장 ‘카라바조(Michelangelo Merisi da Caravaggio 1573년 9월 29일 1610년 7월 18일)’가 107×146cm 캔버스에 바로크 양식을 대표하는 화가답게 ‘리얼리즘(realism)’과 ‘빛과 어둠을 능숙하게 다루는 키아로스쿠로 (Chiaroscuro 명암법)’ 기법으로 마치 3D처럼 입체감을 부여해 그려낸 유채화 ‘의심하는 도마(The Incredulity Of Saint Thomas)’는 두 개의 작품이 있습니다. 1601년(118cm × 156.5 cm Collezione privata, Firenze)에 그린 것과 1602년(107cm × 146cm Sanssouci, Potsdam)에 그린 것입니다. 

카라바조는 자신의 작품을 다시 그린 이유는 뭘까요? 작품이 마음에 무척 들어서 똑같이 다시 그린 것일까요? 아니면 고객의 요청 때문에? 잘은 모르겠지만 처음 그린 그림보다 뒤에 그려진 작품이 더욱 선명하고 강렬하게 다가옵니다.

그림의 배경은 요한복음 20장 24절~31절에 예수님은 말씀처럼 십자가에 죽으시고, 사흘 만에 부활하셔서 제자들 앞에 나타내셨지만, 그 자리에 없었던 도마는 제자들의 말을 듣고 “다른 제자들이 그에게 이르되 ‘우리가 주를 보았노라’ 하니, 도마가 가로되 ‘내가 그 손의 못자국을 보며, 내 손가락을 그 못자국에 넣으며, 내 손을 그 옆구리에 넣어 보지 않고는믿지 아니하겠노라.’ 하니라”” (요 20 : 25)고 말합니다. 부활 후 8일쯤 예수님은 모든 제자가 모여 있을 때 나타나셔서 의심 많은 도마를 향해 “네 손가락을 이리 내밀어 내 손을 보고 네 손을 내밀어 내 옆구리에 넣어 보라 그리하여 믿음 없는 자가 되지 말고 믿는 자가 되라(요 20:27).”고 하시지만 정작 예수를 만나자 상처를 만져보는 것을 두려워하고, 거부했겠지만, 예수님의 이끌림에 자신의 손가락을 상처에 넣게 된 도마는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 현실 앞에서 ‘인지 부조화’를 경험하게 됩니다. 그리고 도마는 의심한 자신을 부끄러워하며 “나의 주님이시요 나의 하나님이시니이다(요 20:28)”라고 고백하기 전의 상황을 그린 그림입니다.

카라바조의 작품에는 ‘예수님’과 ‘의심 많은 도마’, 그리고 ‘두 명의 이름 모를 제자’가 등장합니다. 예수님 오른손 팔꿈치 옆에서 조명으로 빛을 밝히듯 그곳에서 빛이 발산되어 나와 그림을 보는 이들의 시선을 제일 먼저 사로잡습니다. 예수님께서 자신의 웃옷을 벗으시고, 도마의 손을 강하게 잡아 자신의 옆구리에 난 창 자국 자리로 가져가는 듯 보이는 이유는 손에 힘이 들어가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도마는 예수님의 손에 이끌리어 두렵고, 떨리는 표정으로 예수의 창 자국에 손가락을 넣습니다. 그리고 ‘부활하신 주님’임을 확인하고 그의 발 앞에 무릎을 꿇고 회한의 눈물을 흘렸을 것입니다.

그림의 두 명의 제자도 도마와 예수님의 행동을 뚫어져라 쳤다보는 모습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그들도 ‘도마와 같은 의심’의 생각을 하는 자로 묘사되고 있다는 것 입니다. 의심하는 도마를 향해 “믿음이 없는 자!”라고 냉소를 보냈지만, 실제 자신들도 의심을 감추고 있었음을 들어냅니다.
“말로 의심을 하는 자와 생각으로 의심하는 자는 동일한 자입니다!”

이 그림을 통해 “너는 나를 본고로 믿느냐 보지 못하고 믿는 자들은 복되도다!”(요 20:29) 하셨던 주님의 음성이 귓가에 맴돕니다. 예수의 옆구리에 난 상처에 손을 넣으려는 의심 많은 자가 도마가 아니라 우리 자신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그림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믿음 없는 자가 되지 말고 믿는 자가 돼라!”, “십자가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살아라! 라고 외치는 것 같은 환청이 들리는 듯합니다. 이 그림과 상황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메시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믿음으로 이끄는 주님의 손입니다. 

“주여 내 손을 잡아 믿음으로 이끄소서!”가 우리 기도의 제목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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