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위의 비전

부제: 당연한 것과의 싸움

체코를 대표하는 종교개혁가는 ‘얀 후스(Jan Hus, 1372~1415)’입니다. 그는 영국의 ‘존 위클리프(John Wycliffe, 1320~1384)’의 영향을 받았으며, 성경을 믿음의 유일한 법칙과 최고의 권위로 강조하는 복음주의자 입니다. 어찌 보면 이 당연한 사실에 반하는 자들과 싸워야 했던 그리고 지금도 싸워야 하고, 주님 앞에 서는 그날까지 싸워야 할 일입니다.

서로마 제국의 멸망 이후 서유럽의 중세 전체를 가리켜 암흑시대(Dark Ages)라고 말하는 이유는 이 시대가 종교, 경제, 지식, 문화등 모든 분야에서 쇠퇴기였기 때문이고, 발전을 못한 이유는 부패한 가톨릭 사제들에 의한 일반 평민에게 성경이 금서가 되었으며 천박하고 특권의식이 가득찬 무식한 ‘사제들에게만 해석권이 있다!’고 점유하고, 반대하는 자들을 권력으로 숙청하면서 억압한 시대입니다.

종교개혁은 천국 문 앞에서 자신도 안 들어가며 남들도 못 들어가게 하는 철옹성을 뚫는 공성퇴와 같은 칠흑같은 어둠의 빛이었습니다. 당시 가톨릭의 미사와 강론은 모두 라틴어로 진행되어 일반 회중은 알아들을 수 없었기에 후스는 교회 밖으로 나가서 백성이 알아들을 수 있는 체코어로 설교하였고, 대중은 열광했으며 그는 체코어로 성경을 번역까지 했습니다.

후스는 말하기를 “사제가 되면 좋은 집에서 화려한 옷을 입고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을 거라는 생각에 하루빨리 사제가 되고 싶었지만, 성경을 알고 나서는 그것이 악한 욕망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라고 고백했습니다.

후스는 교황과 그 추종자들의 부패를 비판하고, 개혁을 요구하다가 1411년 요한 23세(대립교황 Antipope John XXIII, 1370년 ~ 1419. 12. 22)에 의해 파문당하고, 1415년 5월 4일 발표된 콘스탄츠 공의회의 결정에 따라 7월 6일 화형에 처해졌습니다. 그가 화형당한 독일 콘스탄스의 호수에 세워진 가슴과 허벅지를 드러낸 반라의 창녀 동상(높이 9m, 무게 18톤)의 손에 들려 있는 성기까지 적나라하게 드러낸 황제와 삼층관을 쓰고 벌거벗은 채 다리를 꼬고 앉아 있는 교황의 모습이 그때의 시대상을 적나라하게 보여 주고 있는 듯합니다. 이 동상은 이때의 회의를 기념하기 위해 1993년 비밀리에 세워져 많은 논란이 있었지만, 지금은 랜드마크가 되었습니다.

얀 후스는 종교재판소에서 “입장을 번복하면 파문을 면하고 목숨을 구할 수 있다!”라는 제안을 거절하고 “내 입장을 번복하면 하나님 앞에서 죄가 될 것 입니다”라고 고백하며 죽음을 받아들였습니다. 종교재판소는 후스의 머리카락을 면도칼로 네 방향으로 깎아내고 그 위에 ‘Hic est heresiarcha(이자가 이단의 두목이다)’라고 적혀있는 고깔모자를 씌워 조롱하고 그를 화형 시켰습니다.

그가 화형대 위에서 남긴 마지막 유언은 “너희는 지금 거위 한 마리를 불태워 죽이지만, 100년 후에는 태울 수도 없고, 삶을 수도 없는 백조가 나타날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후스’는 체코어로 ‘거위’를 뜻합니다. 그가 말한 의미는 ‘개혁의 요구는 끊임없이 불타오를 것이다!’라고 말한 것일 것입니다.

100년후 후스의 정신을 계승한 ‘마르틴 루터(Martin Luther 1483. 11. 10 ~ 1546. 2. 18)’에 의해 ‘아무리 태워도, 아무리 삶아도 거스를 수 없는 종교개혁’이라는 거대한 시대적 흐름의 물줄기가 강이 되어 흐르게 되었습니다. 후스가 죽은지 105년이 흘렀을 때 후스의 저술을 읽은 루터는 “모르든 알든 우리는 모두 후스파다!”라고 말합니다.

후스는 생명을 걸고, 면죄부를 파는 교황을 향해 “가룟 유다와 같다!”고 선언했기에 증오에 사로잡힌 교황에 의해 소집된 회의에 무능하고 무책임한 황제와 부패하고 비진리에 사로잡힌 교황에 의해 언도된 화형은 살인일뿐입니다. 그는 화형당했지만, 그의 개혁 사상에 영향을 받은 사람들이 보헤미안 공동체를 만들었고, 마르틴 루터와 알프스 이북의 종교 개혁가들에게 영향을 끼쳤으며 18세기 이후에 설립된 모라비아 교회(체코 개신교)로 명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죽음으로 개혁하고 지켜낸 복음, 다시 개혁돼야 할 기독교를 생각하며 체코 프라하 얀 후스 동상 앞에서 통곡합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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